굉장히 말이 많은 문제인데, 실제로 제가 그런 상황에 닥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제가 믿는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에 근접하게 사는 것일지 이상적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겪은 한 이야기로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에피소드 #1]
제가 섬기는 교회의 30대 초반의 집사님 가정에 초대받아 애기도 보고 집구경도 하고 밥도 얻어먹고 책도 선물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아기는 이제 3살 정도 되었는데 엄청 예쁜 새침떼기 아기랍니다.
그 아기가 앞으로 유치원에 가야 하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종일반으로 괜찮은 유치원에 보내려면 한달에 거의 200만원 가량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합니다.(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
참고로 그 집사님은 과장급인데 월급이 3~4백? 가량 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맞벌이를 하면 아마도 5~6백 정도의 월 수입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가계수입의 1/3~1/2를 아기 유치원 보내는데 쓰는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학교에 가고 공부를 해야 할텐데, 한국에서 학교 보내기가 싫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까지만 한국에서 공부시키고, 중고등학교는 호주나 뉴질랜드 쪽에서 공부시키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게 한국에서 학원보내고 과외하는 것과 비용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호주 쪽으로 아이 유학보내면 일년에 학비 및 생활비 합쳐서 한 200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합니다.
만약 한국에서 공부하면, 학원비와 과외비 해서 그 정도 보다 더 든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아이를 가진 3~40대 가정의 부모님들이 하시는 계산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그 집사님은 번듯한 직장의 과장이기 때문에 그런 기대를 실현시키실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많은 가정은 그런 기준은 알면서도 실제로 감당은 하지 못하는 현실일 겁니다.
저는 이런 현실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한 가지 제안이 떠올라서 같이 논해보고자 합니다.
조기유학문제는 넘어가고, 자녀 사교육비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자녀 학원 안보내고 독서교육시키기]
아주 단순한데, 그렇게 많은 돈이 드는 사교육비를 안 쓰는 운동을 하는건 어떨까요?
어차피 그렇게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아이의 진정한 교육에 도움을 주는게 아니라 단지 좋은 성적 받아서 좋은 대학교 들어가는데 필요한 돈이기 때문에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것 때문에 가계지출의 1/3~1/2를 쓴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자녀의 학벌재생산을 위해 십일조도 아닌 삼일조, 이일조를 바친다니 이건 교회보다 더 심한 종교인 것 같습니다.
그런 돈을 안 쓴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돈을 버느라 초과근무에 야근을 해야하고 직장의 구조악과 타협해야 하는 기업에 다니는 걸 포기하고 조금 돈은 덜 받고 노후가 보장이 되지는 않지만, 가족과 보낼 시간이 더 많고 구조적 악에 덜 가담할 수 있는 직장에 다닐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아이는 학원과 과외에서 주입암기식 이기적 공부법을 익히는 대신에 독서교육을 시키는 겁니다.
또는 취미생활을 하거나 밖에 나가 놀게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이나 주일에는 주일학교 친구들과 독서 동아리를 열어서 자기가 읽은 책에 대해서 잡담을 늘어놓는 겁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좋은 독서친구만 만들 수 있다면, 그래서 동서양 고전 200권만 읽을 수 있다면 저는 그 아이의 교육이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참고로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년에 100권 정도는 읽는다고 합니다. )
학원 보내는 것보다는 백배 천배 나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런 생각으로 학원에 안보내시는 학사님들을 주변에서 보신 분은 없나요?
다른 분들은 연 2천만원을 들여가며 자녀의 공교육 외의 교육을 따로 시켜주실 작정이신지, 아니면 다른 대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과외 : 불로소득 고액연봉 비교육적 알바]
아! 그리고 은근히 자랑같지만, 저는 대학 학부생 때, 과외를 안했습니다.
과외를 받아본 적도 없고, IVF 하느라 시간도 없었고 해서...
그리고 교육학을 전공했는데, 제 학문적 자존심 상, 돈을 위해 교육 아닌 교육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과외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과 선배들, 동기들, 후배들은 단지 교육학과 학생이라는 이유로 한 달에 8번 만나는데 100만원, 200만원 받는 과외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실적 좋은 친구들 얘기입니다. 그런거 두탕 뛰면 월수200~400입니다.)
하지만 저는 과외라는 것이 가지는 탐욕적인 속성을 감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하겠다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과외는 학벌이라는 사회적 재산을 가지고 그것을 욕망하는 소비자에게 약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노동에 비해 너무나 큰 보수를 받는 일종의 불로소득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부동산 투기로 땅부자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투기도 매우 치열한 공부를 하고 발품을 열심히 팔지만 그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어떤 이익도 창출하지 못한 채 투기자에게 매우 큰 불로소득을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소득은 사회 전체에게 돌아가야 성경의 희년적 사상에 더 적합한 것입니다.
과외도 마찬가지로 그 돈이 공교육에 쓰인다면 훨씬 사회적으로 풍성한 교육적 혜택을 누릴텐데 그것이 자기 자식한테만 가기를 바라기 때문에 세금으로 내기보다 과외와 학원비라는 돈으로 지출되는 것입니다.
학벌이라는 사회적 재산을 운 좋게도 받게 된 대학생들은 그 사회적 부를 환원하기 위해서 야학이나 자원봉사 과외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또 자랑이지만, 학부땐 못했다가 제대하고 나서 대학원 다니면서는 가출청소년 쉼터에 가서 무료 영어과외 자원봉사를 잠깐 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그 아이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쉼터에서도 가출해 버리는 바람에 연락이 끊기기는 했지만...
그런데 그렇지 않고 과외로 번 돈으로 용돈 쓰고 수련회 가고 후배들 밥사주고 한다는 것은 저에겐 매우 껄끄러웠습니다.
(만약 불가피 하게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분들이 있다면 또는 다른 관점에서 과외를 보시는 분들을 정죄하는 것처럼 된다면 굉장히 미안합니다.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저는 금전적으로 매우 급한 상황에 처해보지 않아서 좀 여유가 있었습니다. 대신 용돈을 벌기 위해 PC방 알바를 조금 했는데 그것이 성경적 알바였다고는 절대 생각지 않습니다. 단지 돈이 필요했습니다....ㅜㅜ)